베오울프로버트 저멕키스
이제 막 걸린 영화고 하니 자세한 건 다 생략하기로 하고 'ㅅ'
접습니다어제 r님과 함께 곰TV 시사회 이벤트표로 보고 왔습니다. 장소는 건대 앞 롯데시네마. 본인은 표도 제공하고 함께 놀아준 r님에게 미안할 정도로 상태가 나빴고 그 배드 컨디션은 영화관 들어가서 앉은 후에도 지속되었습니다만
영화 시작하고 30초 후 다 잊혀졌다
아 킹왕짱ㅠㅠㅠㅠ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의미에서 사람을 붙들고 안 놔주는 멋진 영화였다. 멋진 부분에선 멋지다가도 사람을 뿜게 만들기도 하고 현대인의 삐딱한 시선으로는 이게 뭐야 싶은 옛날 서사시의 기본적인 분위기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아 과연..."하고 납득할 수 밖에 없는 훌륭한 만듦새를 보여주었다.
베오울프 원전과 닐 게이먼의 소설 모두 읽지 않은 터라 사전지식이 없이 영화를 보았는데, 기본 줄거리는 용사가 괴물을 물리치고 영웅이 된다는 베이직한 영웅담의 반복이다. 주인공 베오울프의 등장 이전에도 왕 흐로스가는 이미 드래곤을 죽인 영웅이고, 베오울프의 죽음 이후에는 위그라프가 (비록 고대 서사시의 영웅은 아닐지라도) 그 자리를 이어간다. 이 반복에 황금 뿔잔과 그랜델의 어미(졸리님;ㅁ;)bb)가 끼어든다. 닐 게이먼에 의해 안 죽고 살아났다는(;) 그랜델의 어미에 의해 옛 서사시의 주인공 베오울프는 거짓말도 하고 허풍도 떨고 유혹에도 넘어가는 등 다소나마 평범한 인간다운 면모를 획득하게 된다.
이 영화는 나름 블록버스터이긴 하지만 여러 모로 의외로 소박한 스케일을 보여주는데, 일단 대규모의 전쟁이 아니라 영웅과 괴물과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괴물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이야기의 규모가 줄어들고, 전체적으로 동화적인 비주얼도 한 몫을 한다. 특히나 인간에도 CG를 발라버림으로써 3D애니메이션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이기도 하는데, 뒤로 가면 익숙해지지만 처음에는 그 시각적인 충격만으로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영화다!"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의 분위기와는 잘 맞아떨어질뿐더러, 모든 영웅들이 넘어가고 마는 안젤리나 졸리의 글래머러스한 황금 나체와 같이 "어떤 상황이 일어나도 납득할 수 밖에 없는" 화면의 연출에는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만일 거기서 졸리가 직접 벗어버렸다면(아니 나야 좋지만;;) 그녀의 육체적인 매력과는 무관하게 "납득불가능한 화면"이 되어 버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이 영화는 이야기 진행과 상관없는 사소한 부분들에서 사람을 뿜게 하는 데도 성공하고 있는데(의도된 바인지는 잘...), 홀딱 벗은 베오울프가 이리저리 설치는 장면에서 어떻게든 그 부분만은 가린다던가([삐리리 불어봐 재규어]의 HIDE로우가 생각났다), 침대에 정말 칸막이(옛 서사시에 자주 나오는 '칼을 사이에 두고 잤다'는 것은 그냥 비유가 아니었던 것인가!)가 있다던가, 안젤리나 졸리의 첫 등장 장면에서... 으음 그녀의 발을 잘 관찰하자 :D 이미 스틸컷으로 공개된 바 있기는 하지만 화면에서 직접 보는 충격이 대단했다. 영화를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무수한 개그의 향연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기회가 닿으면 한 번쯤 더 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영화이자, 오랜만에 본인의 취향과 꽤 많이 부합하는 영화이기도 했다. 다만 메가히트의 가능성을 묻는다면 조금 회의적이다. 영화로서는 블록버스터이고, 고전서사시와 영웅담으로서의 무게를 잘 잡고 있는 영화지만 정서는 [반지의 제왕]보다는 오히려 [그림형제]에 가까우니 큰 기대는 않고 보는 편이 훨씬 좋을 수도 있을 영화.
+ 졸리님은 '라라 크로프트의 재림인가!'싶었다. 그리운 땋은머리도 그렇거니와 CG로 만든 몸매가 그녀의 라라스러움을 더욱 강조. 하지만 그렇게 CG떡칠을 했는데 눈썹 위의 점은 그대로 남겨놓은 것은 개그인가?!
+ 그랜델의 디자인은 정말 대단하다. 엄마의 이미지와 더불어 "절대 납득할 수밖에 없는" 느낌.
+ 왠지 모르게 못 살렸다 싶은 캐릭터들이 두어 명 보이는데, 원작 소설을 봐야 해결될 듯
+ 미디어의 무서운 힘! 난 정말 애니메이션인 줄 몰랐다규. 덧칠이 아닌 걍 애니메이션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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