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책 판매 사이트에서 대량의 만화책을 구입했다. 개인적으로 개인소장 중고도 아니고 대여점에서 감가상각 될 대로 된 만화책을 구매하는 행위는 그닥 떳떳치 못하다고 생각하지만(이 생각이 더욱 확고한 건 이제는 개발사도 유통사도 어디 갔는지 알 수 없는 고전 패키지 게임들에 대해서지만 뭐 어쩌리-_- 갖고 싶으면 사야지) 당장의 경제논리에 휘말려-_-;;; 그리고 서점 등지에서는 이미 구할 수 없는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으로 애써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다.
접습니다오 떨림샷-_-;;; 게다가 이불도 나왔orzorzorz 히구리 유의 [칸타렐라] 1-10권. 앞 1-4권은 이미 가지고 있지만 뭐 어때 이렇게 다 해서 5000원인거다.
그 유명한 체사레 보르자를 다룬 만화인데, 이제까지 본 체사레 보르자를 다룬 만화 중 가장 아스트랄하다. 당장 비교할 수 있는 작품으로는 [화관의 마돈나]가 있고, 관련은 적지만 동시대를 다룬 작품으로 [순백의 피오렌티나]가 있는데, 기회가 되면 세 작품을 비교해 보고 싶다. 특히나 같은 인물을 묘사하는 방식의 비교가 참으로 재미있을 듯 한데-_-
여튼 기본적으로 BL삘이 풀풀 풍기고 그냥 웃어넘기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뻔한 대사들이 거침없이 날아다니는 작품이지만, 일단은 그림이 예쁜데다가 의외로 역사상 인물들을 제대로 배치해서 원하는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 놀랍다. 실제 체사레 보르자의 심복 두 명을 적절히 배치해 이용하고 있으며(그렇다, 그 미켈레 다 코렐리아도...) 인물의 기본적인 위치와 역할의 뼈대를 손상시키지 않은 채로 놀라운 망상의 살을 붙이고 있다. 특히나 마키아벨리의 묘사는 나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_-; 무려 어느 순간 이후 자신의 힘을 봉인하여 선량한 눈빛을 되찾은 마법사!!!
그는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마술을 봉인한 것일까(...) 인물의 이름 표기가 눈물나도록 안타까울 때가 있지만 만화 보며 한 두 번 겪는 일이 아니니 너그럽게 너그럽게.
10권은 처음 보는 부분이었는데 시오노 여사로 인해 팬층이 조금은 있을 것 같은 카테리나 스포르차 여사가 출연. 이 뒷권은 어떻게 되었는지 소식이 없는데 이제 겨우 알폰소 다라고나가 퇴장기미를 보이니, 내가 완소하는 알폰소 데스테를 결국은 볼 수 없는 것인가. 물론 그의 등장은 곧 루크레치아의 퇴장을 의미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ㅠㅠ
김은희의 M&M. 학교 여휴에서 4권까지 보고 홀딱 반해서 구했는데... 으음 미묘.
일단은 BL분류에 속해야 할 것 같고(2000년 한겨레21의 기사에서 김은희를 야오이 [M&M]의 작가로서 인터뷰한 바 있다), 현실에서 한 발 떠 있는 듯한, 롹과 약이 살아 숨쉬는(-_-;;) 어찌 보면 굉장히 전형적인 90년대의 순정만화다. 가장 비슷한 느낌을 받은 것은 이은혜의 [BLUE]. 이런 느낌의 작품들은 작가 스스로도 완결을 짓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5권에서는 스토리가 산으로 가더니 6권에서는 표류해버린다. 그림도 1권과는 달리 너무나 힘이 빠진 느낌이고... 사실 4권까지 보고 반한 입장에서는 조금 실망.
무엇보다 4권의 베드신 다 짤렸어!!!!!!!!!! 학교에 있는 책하고 살짝 바꿔올까(야) 원고에 이런 식으로 직접적 편집질을 가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박무직의 [툰]을 통해 처음 알았고, 바로 그 때쯤 이정애의 [소델리니 교수의 사고수첩]에서 살아있는 실례를 접하고야 말았다.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
본래는 구입예정 리스트에도 들어있지 않았고, 현재도 연재중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사는 것이 가장 미안했던 한승원의 [프린세스]. 이건 한 줄로 세워서 찍으면 다 들어오지도 않더라-_-;; 이제까지 출판된 1-29권이다. 1,2권은 상태가 안 좋다고 해서 무료로 받았는데 실제로 보니 가장 좋아하는 페이지들이 뜯겨 있는 등 심각해서 새로 구입해야 할 듯. 나머지 죄책감은 앞으로 나올 뒷권들을 사면서 전보하겠다.
이 만화를 처음 접한 것이 초등학교 때인데 그 당시에도 이미 한 번 연재가 중단되었다가 재개된 것으로 안다. 한참 처음 만화를 보기 시작할 때 유명했던 작가들 중 지금까지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 참 없기에 [프린세스]의 계속되는 연재는 나의 이 작품에 대한 선호를 빼놓더라도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이외에 기대가 컸던 작품은 이미라의 [남성해방 대작전]과 [신 로미오와 줄리엣]인데 슬프게도 더 이상 기대를 할 수 없을 듯. 29권이 어디쯤일지 기대하면서 펴 봤는데 안타깝게도 인터넷 연재분에는 한참 뒤쳐져 있다. 인터넷으로 읽으니 몇 페이지인지 도저히 감이 안 오니 이거야 원. 15일이 지났으니 새 연재분이 올라와 있으려나?